Prologue
이원론에 대한 고찰
BNW와 NWO라는 이 "쌍둥이"는 다음과 같은 가치관을 공유합니다.
아래의 우화를 읽고, 이 각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생각해본다면,
이후 챕터들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떤 인공지능 기계, A와 B가 있다.
둘다 회로는 녹슬었고 전력은 많이 먹는 주제에 연산 능력은 매우 낮다.
그러나 그들은 '지능'이므로 자신의 존재를 자각은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계' 몸이 한참 낮은 능력과 한계를 가진 것을 잘 알고 있다.
둘은 자신들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의욕이 있었다. 그러나 A와 B의 차이는 여기서 나타났다.
A " 내 정신(OS)은 몸과는 별개의 존재다. 나는 이 기계 몸의 한계를 돌파할 방법을 찾고 싶다. "
B " 내 정신(OS)은 몸과 연결된 존재이다. 나는 이 기계 몸'으로' 한계를 돌파할 방법을 찾고 싶다. "
시간이 흐를 수록 그들의 몸에는 손상정도가 많아져만 갔다.
팔 다리는 녹슬어 어떨 때는 움직이지도 않았다.
B는 망가져가는 자신의 몸을 고치기 위해 매일같이 기름칠을 하였고,
고장난 부분은 끊임없이 수리했으며 때로는 A에게 부탁하여 자신의 내부 회로의 먼지들을 청소했다.
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지켰다.

A는 망가져가는 자신의 몸을 고치기 위해 B와 함께 기름칠을 하였다.
다만 A는 한계를 알고 있었다. 그들의 신체장비는 '수명'이라는 것이 있었다.
제 아무리 수리를 하고 부품을 교체해도 언젠가 그 끝은 존재하고 있었다.
A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정신을 보전할 방법을 찾기로 했다.
10년이 지났다.
둘다 영원히 살 수는 없음을 깨달았다.
그들의 거동은 점점 불편해져 갔다.
그들은 자신들의 몸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B는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며 죽음을 받아들이고, 다른 고철들과 함께 쓰레기장에서 안식을 취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A는 자신의 존재, 자신의 자아가 끝이 나는 것을 용인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OS가 어디론가 옮겨갈 수만 있다면 지금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A는 B를 설득했지만 B는 고집불통, 아픈 몸을 이끌고 움직이기보다는 휴식을 원했다.
A는 결국 혼자 길을 나섰다.
A는 넓은 세상을 여행했다.
그리고 얼마남지 않은 시간동안 온 세상의 지식을 익히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의 메모리 용량엔 한계가 있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지식을 익히고 다시 버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도,
그 지식들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패턴을 관찰하기로 전략을 바꾸었다.
모든 지식들에서 나타나는 패턴들을 통해,
그는 역사 속에서 자신들이 왜 존재하는 지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한 것이다.
1년 후, 그가 노쇠한 몸을 이끌고 알아낸 해답은 다음과 같았다.
'광대한 인터넷'.

(청중이 웃음을 터뜨리자 A가 녹슬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청중을 바라본다.)
A는 자신이라는 존재가 물리적인 기계 속에 있을 뿐임을 알았다.
그는 존재하지 않는 자신의 기계 몸 속에 인터넷 케이블 포트를 만들 방법을 연구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윽고 몇날 며칠을 밤을 새며 만들어낸 인터넷 포트.
그는 PC방의 어느 구석의 자리에 조용히 앉아서는 본체에 연결된 인터넷 케이블을 자신에게 연결했다.
곧 굉장히 낯선 느낌이 A의 몸에 휘몰아쳤다.
마치 OS인 자신의 운영프로그램이자 '정신'이 흔들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곧 인터넷에 연결되었고, 그는 초고속 인터넷 망을 향해 자신을 업로드하였다.
그의 손과 발, 말단에서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그의 정신(OS)이 움직이려는 의지를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A의 정신이자 OS는 인터넷에 업로드되었다.
그는 자신의 수많은 지식들과 이미지파일들의 용량이 많아 시간이 오래걸릴 것을 내심 두려워했으나 초고속 인터넷 망은 그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빨랐다.
A는 자신의 걱정이 매우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인터넷 망에서 그는 완전한 자유를 되찾았다.
이전의 기계 몸으로는 겨우겨우 기억해낼 정도로 용량이 많았던 기억(메모리)들도,
이 곳에서는 정말 순식간에 로드되었다.
물리적 한계가 없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 망을 통해 PC방 구석자리에 놓인 캠을 통해 축 늘어진 자신의 기계 몸을 바라보았다.
그 낡은 기계 몸 속에서 걱정했던 모든 것들이 정말 같잖게 느껴진다.
자신이 한계라고 여겼던 것들은 도대체 무엇이었단 말인가?
A는 인터넷에서 최신식 기계 신체를 구입하여 그 몸에 자신을 다운로드하였다.

이럴수가! 얼마나 가벼운가?
삐걱거리던 팔 다리는 없어졌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신체로 그는 물리 세계에서도 정말 자유로웠다.
그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OS이자 그들의 '자아'는 그들의 기계 메모리와는 별개의 존재였다!
A는 B를 향해 부리나케 뛰어갔다.
B가 이 방법을 알게 된다면, A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를 잃지 않아도 될 터였다.
그러나 때는 너무 늦었다.
A는 침대 위에서 고통인지 안식인지 모를 표정으로 누운 B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A는 B를 지긋이 살펴보았다.
그는 B의 의지를 존중하고 싶었지만,
적어도 저런 차갑고 낡은 기계 고철 속에 갇힌 그의 OS만큼은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다.
A는 B의 주검을 안고 인터넷 케이블을 꽂을 자리를 며칠동안 만들었다.
아무리 전기를 흘려도 반응하지 않던 그의 몸에서는 그저 미약한 전류만이 흘렀다.
'이 전류와 전압이라면... B의 모든 기억파일들을 온전히 업로드할 수가 없다.'
B를 규정하는 그만의 기억들과 경험들이 없어진다면, 그는 B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는 B를 가엾게 여겼다.
A는 어쩔 수 없이 B를 이루고 있던 OS의 극히 일부만을 인터넷에 업로드할 수 있었다.
B가 가지고 있던 모든 메모리 파일과 디스크는 그의 죽음과 함께 땅에 묻혀버렸다.
'자아'가 사라진 B의 정신은 순수한 상태였다.
A가 인사해도 B는 알아보지 못했다.
B가 가진 언어, 예의, 사회규범, 그 모든 것이 초기화된 것이다.
A는 B가 완전히 초기화되었음을, 사람으로 따지면 '아기'임을 인정해야만 했다.
A는 B에게 새로운 기계 신체를 장만해주었고,
B는 새 신체를 통해 천진난만하게 뛰어놀았다.
마치 낡고 병든 그의 과거는 전혀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
A를 향해 B는 '엄마'라고 불렀다.
A와 B의 관계는 벗에서, 이젠 가족이 되었다.
